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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러스킨. 화가, 예술비평가, 사회개혁가... 독특한 이력의 작가이다. 존 러스킨의 [드로잉] 이라는 책도 집에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는 못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최근에 채사장의 알쓸신잡 책이 생각났다. 알쓸신잡을 읽다보면, 주인과 노예가 생기게 되는 경제현상을 비유로 설명하고 있는데, 참 비유를 재미지게 들었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온 이사람 이 책에,, 그 경제학 비유가 비슷하게 나온다. 채사장 작가가 먼저 이 책을 읽고 적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니면 먼저 발간된 다른 경제학 서적에 저런 비유가 나오는 건지는 모르겠다. 존 러스킨이라는 사람이 옛날 사람이기도 하고 상류층이기도 하여서 가끔 공감 안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사상은 크게 공감이 되었다. 요즘같은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다. ----------------------------------------------- memo 고용주와 노동자 간의 상호 이해관게를 결정하는 변수는 한없이 다양하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행동 양태를 '득실의 균형'이라는 해석 논리로 귀납시키는 것은 헛수고일 뿐이다. 아니, 그런 노력은 본래 헛수고로 돌아가도록 되어 있다. 인간을 향한 조물주의 의도는 '득실의 균형' 이 아닌 '정의의 균형'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 지금까지 '정의의 균형'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나는 '정의' 라는 단어를 한 사람이 타인을 향해 품는 '애정'을 내포하고 있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고용주와 고용인이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에게 최대 이익을 안겨 줄 수 있는 비밀은 바로 정의와 애정이다. 31-32p 우리가 법관과 의사를 존경하는 이유도 다름 아닌 '자기 희생'의 직업정신에 그 궁극적인 바탕을 두고 있다. ... 상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판을 갖는 사회 현상의 근원이 뿌리박고 있는 심층은 바로 이것으로, '상인은 어느 경우에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사회적 인식이다. ... 결국에는 대중들도 상인에 대한 자신들의 이중 잣대를 거둬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상인에 대한 이러한 고귀한 사회적 인식이 생기는 것이 가능하고 결국엔 반드시 그래야 하지만 아직까지 생기지 않았을 뿐이다. 50-54p 경제학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 각 개인이 '절대적으로' 돈을 최대한 많이 버는 기술도 필요할 뿐 아니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돈을 적게 벌도록 조장하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즉, 부자가 되는 기술은 집약하면 이렇다.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는 위치에 서서 불평등의 간격을 최대한 벌려라." 73p 전편 논문에서 "무능한 노동자는 고용되지 말아야 한다" 는 주장과 관련하여, "그렇다면 고용되지 못한 자들의 처지는 어쩌란 말입니까?" 하는 식의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 글쎄, 내게 묻기 이전에 이미 스스로에게 물어볼 만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집에 하녀 한 명이 필요하다는 가정을 해보자. 연급 20파운드를 받는 조건에 두 젊은 여자가 지원한다. '갑'은 말쑥한 차림에 유력한 인사의 추천서를 가지고 온 반면에, '을'은 너저분한 차림에 추천서조차 가져오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그 누구도 12~15파운드를 '을'에게 제시한 뒤 수락하면 '갑'을 집에 돌려보내고 '을'과 계약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갑'과 '을'로 하여금 가격출혈 경쟁을 펼치게 해서 각각 연급 12파운드와 8파운드에 두 여자 모두를 고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갑'을 연급 20파운드에 고용하고, '을'은 집으로 돌려 보낼 것이다. 이때에도 "그럼 여자 '을'의 처지는 어쩌고?" 하며, 나에게 따지듯 물었던 것과 비슷한 질문을 스스로에게도 하겠는가. 내 말은, 노동자들을 이 하인과 동등하게 대하자는 것 뿐이다. 75p "가장 싼 가격에 사고, 가장 비싼 가격에 팔아라" 라는 문구에 국민경제의 기본 원리가 요약되어 있고, 또 어느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기본 원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학만큼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사상을 인류 역사를 통틀어 본 적이 없다. 89p 언젠가 부의 광맥은 지하 암석 속이 아닌 인간의 몸 속에서 불그스름한 자줏빛을 발하며 흐른다고 밝혀질지 모른다. 그 광맥에서 길어 올려진 부는 뜨거운 숨을 내쉬고, 두 눈에는 생기가 발하며, 그 가슴은 행복으로 부풀어 오른 인간의 모습에서 비로소 궁극적인 목적과 최고 정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될지도 모른다. 93p 사람이 자기가 하는 일에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그 일을 좋아하고, 그 일을 지나치게 해서는 안 되며, 그 일이 성공하리라는 생각을 품고 있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99p 통상적인 경제학자들은 갖가지 소유재산의 형태로 나타나는 부가 필요가 있는 곳으로 모여드는 보편적인 현상, 달리 말하자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의기양양하게 떠든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이러한 부의 흐름은 인간의 어떤 법률로도 막아설 수 없다고 공언하기까지 한다. 그 원리나 보편성에 있어 이러한 부의 특질과 똑같이, 이 세상의 모든 물들 또한 흘러야 할 곳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물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물의 여러 형태 중에 하나인 구름이나 강물의 진행을 인간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인간의 선견지명으로 댐을 이용해 때에 따라 물을 담아두고 방출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인간의 지헤와 노력에 따라 강물은 재앙이 될 수도 있고 축복이 될 수도 있다. 세계 여러 곳곳에 토양은 비옥하고 기후는 온화한데 자주 범람하는 강물로 인해 수세기 동안 황무지로 버려진 땅, 단순히 인간이 거주하지 못할 땅이 아니라 전염병이 창궐하는 죽음의 땅들이 있다. 제대로 관리되었으면 전답 사이를 흐르며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고, 인간과 가축에게 생명의 양식을 공급하며, 그 물결 날개에 무거운 짐까지도 대신 실어 주었을 축복의 물이 지금은 평원을 뒤덮고 침수시켜 썩은 공기를 토해내고 있다. 그 숨결은 전염병을, 그 물결은 기근을 불러 일으킨다. 이와 같이 부 또한 흘러야 할 곳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그리고 어떤 인간의 법률로도 그 흐름을 완전히 막아설 수 없고, 다만 그 흐름을 적절히 유도할 수 있을 뿐이다. 부의 흐름을 이어주는 도랑과 막아서는 둑을 적절히 번갈아 이용하면 부는 생명수, 즉 지혜자의 손에 들린 부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그 흐름을 관리하지 않고 멋대로 흐르게 내버려두면, 과거의 수많은 전례처럼 모든 악덕의 뿌리를 배양하는 가장 치명적인 '마라의 물'이 되어 국가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 (역자주 : 구약 <출애굽기. 15:22~23 참조. 히브리어 '마라'는 '쓰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함께 홍해를 건넌 후에 3일 동안 광야를 걸어 처음 발견한 물이 그만 써서 마실 수 없었기에 그 장소를 '마라' 라고 명하였다 한다. 이에 갈증 난 백성들의 원망을 들은 모세가 그의 하나님 지시대로 한 나뭇가지를 꺾어 물에 던지니 이에 쓴물이 단물로 변하여 온 백성들과 가축들이 해갈하였다고 한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파라오 손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행한 열가지 재앙들도 대부분 이집트에 부요함을가져다주던 나일 강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었다. 물이 어떻게 인간에게 재앙이 되는지 보여주는 윗 단락의 묘사에서 모세가 물을 통해 파라오에게 행한 성서에 기록된 재앙을 연사시키는 러스킨의 의도가 '라마의 물'과 함께 엿보인다.) 106-108p 비록 절대적인 정의를 이루는 것은 우리의 능력 밖에 있다해도,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정도의 정의라면 이를 목표로 삼는 이는 누구나 이룰 만하다. 113p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사는 것은 쥐나 늑대의 특성일 뿐 아니라 물고기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옳고 그름의 법칙에 다라 사는 것은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고유 특성이다. 구약 <하박국서> 1:14 참조 113p 내가 옳다고 믿는 경제학에 대한 신념은 3년 전 맨체스터에서 연설한 발표문 가운데 한 어귀 안에 모두 담겨 있다. "칼을 든 병사만이 아니라 호미를 든 병사도 필요하다." 또한 <근대화가론> 마지막 권에 적힌 한 구절 속에 요체화되어 있다. "통치와 협력은 만유의 생명의 법칙이고, 무정부 상태와 경쟁은 만유의 죽음의 법칙이다." 이 신념들은 사유재권을 무효화시키자는 사회주의 사상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고, 논문 전체를 통틀어 도리어 사유재산권을 확대하자는 나의 취지가 드러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가난한 자들이 부자들의 재산을 침해할 권리가 없음이 오래 전부터 공론화되어 왔듯이, 부자들 역시 가난한 자들의 재산을 침해할 권리가 없음도 공론화되는 것이다. 136-137p 우리 영국은 수세기 동안 고전교육이 주는 혜택을 누려왔다. 그 혜택의 자식들인 고상한 우리 영국의 상인들이 학창시절 라틴어 수업에서 배운 것 중에서 다른 것은 모두 까먹었을지라도 이것만은 아직 기억하고 있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 모두들 '발로렘 valorem. 가치' 이라는 단어를 잘 알고 있기에 이 단어의 주격 명사가 '발로르 valor' 라는 것 또한 당연히 알고 이쓸 것이다. 이 '발러' 라는 단어는 '건강하다', 혹은 '강건하다' 는 뜻을 지닌 '발레레 valere' 라는 어근에서 파생되었다. '발로르'라는 단어가 특별히 인간에게 적용될 때는 '생명력이 강하다', 혹은 '용감하다' 는 뜻으로 해석되고, 물건에게 적용될 때는 '생명을 강하게 지탱하다', 혹은 '가치있다' 는 뜻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가치 있다' 는 말은 곧 '생명에 유용하다' 는 뜻으로 이해된다. 진실로 가치 있고 유용한 것이란 바로 그 기능을 다해 인간을 생명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란 뜻이다. ... 생명의 정반대방향으로 이끄는 힘이 강할수록 물건은 무가치한 것, 곧 유해한 것이 된다. 따라서 물건의 가치는 그것에 대한 사람의 평판이나 소유된 수량과는 관계가 없다. 사람들이 그 물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혹은 그 물건이 사람들의 수중에 얼마나 들어 잇는지에 따라 물건의 고유 가치가 늘거나 줄어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만물의 조물주에게 부여받은 그 물건 고유의 힘은 인간이 중시한다고 해서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경시한다고 감소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태초부터 영원까지 유익하거나 무익하도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결정되었다. ... 아직 국민들이 전후좌우를 분간하지 못하여 조개의 분비물이 굳어져서 생긴 형형색색의 돌같이 생명과 별반 관계없는 것을 값어치 있게 여긴 나머지, 본래 생명을 왕성케 하고 드높이는 데 사용되어야 할 고귀한 노동의 막대한 부분을 그깟 돌을 얻기 위하ㅐ 수맥질하여 해저 바닥을 파거나 또 그것을 기묘한 모양으로 세공하는데 허비하고 있는 이 시대에 오직 참되기에 위대한 경제학만이 무엇이 헛되고 무엇이 영속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어디 그뿐인가? 국민들이 무지하여 청명한 공기와 빛과 같이 은혜로 값없이 주어지는 고귀한 것들을 가치 없이 여기는 이 시대에, 그리고 평화와 신뢰와 사랑과 같인 그런 것 없이는 인간의 존재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에 다른 물건의 소유와 활용 자체도 불가능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을 시장에 매매 나온 금은 덩이나 진주 같은 것들과 교환하는 것이 남는 장사라고 여기는 이 시대에, 실로 참되기에 위대한 경제학만이 무엇이 헛되고 무엇이 영속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155-158p 소유가 행사하는 지배력의 강도는 소유된 물건의 수량이나 특성에 따라서만 결정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사람의 역량과 생명력에 따라서 결전된다는 것도 이해되었을 것이다. 사람의 역량과 생명력이 반영된 부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부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물건에 대한 소유 상태를 뜻한다." 이는 앞선 밀의 정의와 비교해 중대한 차이가 있다. 새롭게 정의된 부에서는 '가지고 있는' 상태보다는 '사용할 수 있는' 역량에 그 중심 초점이 맞춰져 있다. 161-162p 어떤 물건이 쓸모가 있으려면 물건 자체가 지닌 유용한 기능성 뿐 아니라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좀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유용성이란 역량 있는 사람의 손에 들린 가치인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까지 고찰해 왔듯이, '축적'의 관점에서 부를 학문적으로 다룰 때는 물질의 축적만이 아니라 인간의 역량의 축적도 그 연구 대상에 포함된다. '분배'의 관점에서 부를 학문적으로 다룰 때는 절대적 분배가 아닌 차별적인 분배에 대해, 즉 아무 대상에게 아무 물건을 분배하는 것이 아닌 적합한 대상에게 적합한 물품을 분배하는 법칙에 대해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 이를 토대로 부를 정의하면 '역량 있는 사람의 손에 소유된 가치' 라 할 수 있겠다. 164p 이윤을 뜻하는 영어 'profit'은 '...에 앞서 만드는 것' 혹은 '...의 부탁으로 만드는 것' 이란 뜻의 라틴어 'proficio' 에서 파생되었는ㄷ, 이 뜻을 실현시키는 겨제활동은 바로 노동이지 교환이 아니다. 교환을 통해 얻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부여되는ad-와 혜택-vantage으로, 즉, '이득advantage' 이다. 예를 들어 어느 농부가 씨를 뿌리고 수확하여 옥수수 한 가마니를 두 가마니로 불린다. 이 때 발생하는 것이 이윤이다. 또, 다른 한 대장장이가 광석을 채굴하고 제철하여 삽 한자루를 두 자루로 만든다. 이때 발생하는 것도 이윤이다. 옥수수 두 가마니를 가진 농부는 땅을 갈기 위한 기구가 필요하고, 삽 두 자루를 가진 대장장이는 일상에 먹을 것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노동으로 얻은 곡식과 기구를 맞교환하고 이 교환을 통해 양쪽 모두 형편이 나아지게 된다. 이 교환 거래를 통해 양쪽이 얻은 것인 이득이지 이윤이 아니다. 무엇도 새로이 만들어지거나 생산되지 않았기 떄문이다. 단지 이미 만들어진 것이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해진 것 뿐이다. 168-169p '낳는다' 대신 '키운다' 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다시 생각해주기 바란다. 칭찬의 대상은 파종도 농장도 아니고 시간이 꽉 찬 후에 맺히는 열매다. 순간적으로 몸을 던져 생명을 구한 영웅에 대해서는 주저없이 열렬한 환호를 보내면서도, 여러 달 동안 지난한 수와 희생으로 한 생명을 창조하는 사람에게 박수치는 것에 인색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시민을 구조한' 사람에게는 영예로운 화관을 씌워 주면서 '시민을 출산한' 사람에게는 왜 그런 영예를 돌리지 않는 걸까? 물론 여기서 출산이란 온전한 육체만이 아니라 온전한 영혼에 대한 출산을 의미한다. 영국에는 두 영웅 모두를 위해 화관을 만들어 주기에 충분한 떡갈나무가 자라고 있지 않은가. 181p 가장 쉽고 적절한 비유를 들자면 자본은 마치 잘 만들어진 보습과 같다. 만약 보습이 폴립polyp처럼 다른 보습을 증식하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폴립이 자체 증식으로 이룬 커다란 군집체가 아무리 햇빛에 반작거릴 지라도 이미 그 기능을 잃어버린 쓸모없는 자본에 불과하다. 자본은 다른 방법으로 반짝일 때, 즉 자가 증식으로 빛을 발하지 않고 오히려 소모되어 밭고랑을 만들 때 생기는 고귀한 마찰로 인해 빛을 발해야 진저한 자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본과 관련해 모든 자본가들과 국가들에게 물어야 할 근본적인 질문은 "당신은 보습을 몇 개나 소유하고 있습니까?" 가 아니라 "당신의 밭고랑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고, "이 자본이 얼마나 빨리 증식되겠습니까?" 가 아니라 "생명의 증식을 위해 이 자본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가 되어야 한다. 생명의 증식을 위해 어떤 물품이 공급되어야 하겟는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방벽을 쌓아야겠는가? 이 질문들에 긍정적으로 답할 것이 하나 없다면 자본의 자가 증식은 무용하다. 자본은 생명을 지탱하며 파괴도 하기 때문에 만약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인 답을 내어 놓는다면, 그런 자본의 자가 증식은 무용한 게 아니라 도리어 유해한 것이다. 185-186p 가장 부유한 국가는 최대 대수의 고귀하고 행복한 국민을 길러 내는 국가이고, 가장 부유한 이는 그의 안에 내재된 생명의 힘을 다하여 그가소유한 내적, 외적 재산을 골고루 활용해서 이웃들의 생명에 유익한 영향을 최대한 널리 미치는 사람이다. 196p 인간의 모든 사상 가운데 인구와 관련된 문제애 대해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견해만큼 우울하기 짝이 없는 사상을 알지 못한다. 노동자들의 생활 여권을 개선하기 위해 임금을 올려 줄 것을 제의하면 경제학자들은 이렇게 응답할 것이다. "그렇지 않소. 만약 임금을 올려주게 되면 자식을 줄줄이 낳아 결국 현재와 같은 빈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거나, 아니면 술값으로 임금을 모두 탕진해 버릴 것이요." 물론 그럴 것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런데 누가 노동자들을 그렇게 길들였는지 묻고 싶다. 만약 당신들이 말하는 그 노동자가 당신의 친아들이라고 하자. 그리고 당신의 아들을 고용해서 임금을 주면 그 돈을 가지고 코가 비뚤어지도록 술을 마시거나 열댓 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낳아 교구에 민폐를 끼칠 것이므로 당신의 농장에 일자리도, 합당한 임금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 나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누가 당신 아들을 그렇게 길들였습니까?" 유전 아니면 교육 둘 중에 적어도 하나는 분명하다.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도 노동자와 마찬가지다. 가난한 사람들이 출생 자체가 본래 부유한 사람들과 달라서 구제할 수 없는 대사들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부자들이 받은 교육의 효과로 우러러 닮기에 마당한 신사들처럼 현명하여 육욕을 절제하고 냉철하여 분별력을 지니게 되거나 할 것이다. 이런 대답이 들려오는 듯 하다. "하지만 그들은 교육을 받을 수 없지 않소." 왜 받을 수 없단 말인가? 바로 이것이 뜨거운 감자다. 사회사업가들은 부자들이 저지른 가장 큰 잘못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나눠주지 않은 것을 지적한다. 그리고 굶주린 자들도 그들이 속임수로 빼돌린 고깃덩어리를 돌려 달라고 만군의 주께 부르짖는다. (신약 <야고보서> 5:4 인용. 여기서 나는 사회주의자들이 흔히 외치는 재산의 공동분배를 말하려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 사상을 조금도 지지하지도 않음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이다. 재산 분배란 곧 재산의 종말이자, 모든 희망과 노력과 정직의 종말일 뿐이다. 그것은 혼돈일 뿐이다. ...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리는 이유는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붙들고 놓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그 부를 천하게 쓰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다치는 이유는 힘센 사람이 자신의 힘을 절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힘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 부를 얻도록 인간에게 불굴의 의지와 지혜를 주신 신의 뜻은 획득한 부를 낭비하고 남에게 다 주어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그 부를 가지고 인류를 위해 봉사하라는 것이다.) 아! 거절당해서는 안 되었을 것이 거절된 고깃덩어리가 아니고, 호소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만큼 가장 절실한 것 또한 고깃덩어리는 아니거늘... 무엇보다 생명이 음식보다 중요하지 아니한가?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에게 거절하고 있는 것은 식량만이 아니다. 지혜도 거절하고, 미덕도 거절하고, 구원조차도 거절하고 있다. 너희 목자가 없이 유리하는 양떼여, 너희에게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곳은 목초지가 아니라 신의 면전이로다. 고깃덩어리? 물론 구하기 위해서 부르짓을 만한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구할 것은 다른 것들이다. 식사 시간을 위해 빵을 구하는가? 그럼 그 집의 귀한 아들과 딸처럼 식탁 위에 놓인 것을 구해야지 개처럼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 그대여! 먹고 살 권리를 주장하되, 거룩하고 온전하고 순전한 삶을 살 권리를 보다 큰 목소리로 높여 주장하라. 197-201p 한편으로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없어서는안 될 중대한 경제의 법칙과 그 근본을 늘 명심해두어야 한다. 즉, 한 사람이 무언가를 소유하면 다른 사람은 그것을 소유할 수 없는 법, 그리고 어떤 종류이든지 사용되고 소비된 모든 물건에는 그만큼 누군가의 생명력이 소비되는 법, 그래서 그 결과로 생명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거나 더 풍성하게 누리게 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소비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생명을 약화시키거나 살육했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소비가 되는 것임을 늘 명심해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첫째로 물건을 살 때마다 먼저 이 구매가 물건 생산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야 한다. 둘째로 지불하는 돈이 생산자가 생명을 소비한 가치에 합당한지, 그리고 그 가치만큼 합당한 비율의 이윤이 그에게 분배될지를 생각해야 한다. 셋째로 구입하는 물건이 음식과 지식과 만족감 같은 생명에 유용한 것들을 위해 얼마나 긍정적으로 소용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넷째로 구입한 물건이 누구에거 어떤 방식으로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분배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213-214p -----------------------------------------------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 생명의 경제학 존 러스킨 저/곽계일 역 | 아인북스 | 2010년 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