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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달걀 ≪
맘스홀릭에서 스크랩한 글...(원 출처는 다음까페 글이라고 함)
모 결론은 아이에게는 적당한 독서가 좋다는...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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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칼비테의 가르침} 까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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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독서 잘하면 영재 될 수 있다, 사교육 없이 대학 갈 수 있다는 것은 초보맘들이 가장 쉽게, 자주 접하는 주장입니다. 속되게 말해서 초보맘들한테나 먹히는 주장이고, 초보맘들이 모이는 모든 온오프 독서 관련 사이트와 모임에서나 유행합니다. 초등 부모 사이트와 모임만 되어도 열에 아홉은 학원에 관한 정보가 첫 번째라는 건 안 봐도 짐작할 수 있지요. 그럼 초보맘들은 과잉조기독서의 위험성에 대한 정보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한글을 두 돌 전후에 떼고 책을 하루에 여러 시간 이상 읽는 아이들에게 발달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만 3세 이전에 책과 비디오 같은 시각자극이 많을 때 감각을 연결하는 회로가 원활히 발달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보았습니까. 왜 엄연히 있는 사실인데 일방적인 정보만 듣게 될까요.
제가 아이를 키워 보니 우리 사회 대부분의 사교육 종사자들은 학부모가 아이 성적 올라가는 거 말고는 관심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안 그런 부모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이 본다는 것이지요. 이 사회는 공부 말고 다른 길로 가려는 사람에게 노골적으로, 아니면 암묵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는 협박, 비난, 멸시의 눈길을 보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한테 들이밀어지는 정보의 90프로는 내 아이가 어떻게 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데 필요한 정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정보의 하나가 바로 유아기 조기독서에 관한 것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한글을 일찍 떼고 학교 들어가기 전에 혼자 책을 줄줄 읽는 것은 과연 아이들에게 이로울까요. 어느 나라에서건 여서일곱 살이 문자를 깨치는 적정 연령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두뇌발달과 언어발달에 관한 연구 결과가 그렇고, 아이들을 사회에 적응시키는 문화와 제도가 그 같은 발달에 맞게 되어 있습니다. 언어와 관련하여 크게 말문화와 문자문화를 구별하는데 아이들은 유아기에 말문화를 익히고 그것에 충분히 익숙해진 다음 문자문화로 들어갑니다. 문자문화는 말문화보다 복잡하고 엄격한 규칙으로 이루어지고, 아이들이 사회의 규범을 익히는 것과 함께 문자문화를 습득하는 것은 전반적인 발달에 부합합니다. 학교에 들어가는 시기를 크게 당길 수 없는 것과 똑같이 문자문화의 습득도 크게 당길 수 없습니다. 인위적으로 당긴다면 전반적인 발달에 필요한 균형이 파괴될 뿐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말문화가 문자문화보다 열등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문법을 모르는 아이들은 어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기발한 생각을 하고 기발한 말과 이야기를 지어냅니다. 이 능력은 열 살 전후가 되면 급격하게 쇠퇴합니다. 정해진 규칙에 매이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서 유연하게 응용하고 창안할 수 있는 말의 세계는 아이들의 놀라운 상상력을 뒷받침해 주는데, 글의 세계는 객관성과 합리성과 논리의 틀이 강하여 자유로운 상상의 힘이 억제당하게 됩니다. 물론 그 역시 발달의 과정입니다. 더 비판적이고 복잡한 사고를 통해 그전과 다른 단계의 상상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보통의 사람은 유아기에 가졌던 상상력을 되찾지 못하는 수가 많은 것이고요. 그러니 유아기의 자연스런 단계를 빨리 뛰어넘을 이유는 없습니다. 한글, 숫자, 한자, 영어에 일찍부터 관심 갖고 별 힘 안 들이고 떼는 아이들이 소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돌, 세 돌인 아이들이 글자를 뗐다고 저절로 문자문화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운동능력과 감정을 교류하는 능력, 사회적인 발달이 진행되면서 그 아이가 지닌 인지면의 특별한 능력이 고른 발달 속에서 균형을 잡아가게 도와야 합니다. 인지면의 능력이 조금 이르다고 계속해서 인지 발달에 집중한다면 부족한 능력은 더욱 발달이 지체되고 균형 있는 발달을 할 수 없습니다. 글자에 별 관심 없는 아이한테 글자를 짚어 보이며 일부러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발달을 유도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아이한테 손해가 됩니다.
만 3세 이전에 문자를 깨치고 책을 많이 읽게 할 때 우려되는 점은 아기가 원하는 다른 욕구들은 충족이 안 되고 호기심이 발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시기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바깥세상을 향해 활발하게 호기심을 느끼는 일입니다.
아기에게 필요한 다른 욕구를 소홀히 하면 애착 형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고, 필요 이상으로 정보를 많이 주면 아기들의 호기심을 꺾게 됩니다. 호기심은 공포심과 똑같이 인간의 기본 감정인데, 자기가 궁금증을 느껴서 찾아가기까지 최고로 기쁨을 느끼게 돼 있는 감정입니다. 이 기쁨은 답을 아는 순간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답을 알려주려고 할 게 아니라 아이가 호기심을 느낄 대상, 환경의 변화를 적절하게 주는 것이 엄마가 할 일입니다. 계속해서 호기심을 느끼는 게 발달이지 해답을 아는 게 발달이 아닙니다.
세 돌 이전은 감각이 가장 발달하고 세상을 직접 감각하며 배웁니다. 그것이 두뇌발달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런 호기심을 따라 다양한 감각 경험을 쌓고 그 과정에서 감각들을 연결하는 신경회로가 급격하게 발달하는 때입니다. 책을 많이 주는 것은 호기심의 대상을 좁힙니다. 책 내용이 얼마나 다양한가와 무관하게 책은 아기한테는 한 가지 사물입니다. 책만 주는 것은 촉각과 후각과 청각과 미각을 배제하고 시각만 쓰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기가 마당에서 벌레를 봤다면 그때 얼굴에 스치는 바람, 눈에 들어오는 빛이 세고 약한 거, 마침 들려오는 소리들, 이런 것이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책은 이런 다양한 감각 체험을 주지 못합니다.
아기가 책에 가장 많이 관심 갖는다, 이런 일은 불가능합니다.
책 말고 호기심을 느낄 대상이 없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다른 엄마들이 우리 애는 책을 제일 좋아했다고 하는 말을 잘 새겨들어야 합니다. 엄마가 거기에 제일 관심을 썼다는 말이지 저절로 그런 아기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기한테 책이 제일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살아가는 데 제일 필요한 게 책일 수가 있습니까?
말문이 터지지 않아 돕는 전문가는 있어도 아기들이 한글 떼고 술술 읽게 만들어주는 전문가가 있습니까? 꼭 필요하면 사회 전체에 그런 유아교육 과정이 마련됐겠지요. 반대입니다.
유아발달, 유아정신, 유아심리 분야에서는 만 세 돌 이전에 시각자극, 문자자극이 많으면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998년에 언어치료전문가가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4년 동안 언어발달에 문제 있는 아이들을 1500명 가까이 치료했는데 그중 70프로가 부모가 보기에 자폐 같다고 데려온 아이였고, 그애들 중 90프로가 문자, 시각자극을 너무 많이 받아서 엄마와 애착 형성이 불안정하거나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경우였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에 대해 과잉언어증을 가진 발달장애라고 규정했습니다. 책에서 본 말을 그대로 줄줄 외기는 하는데 내용을 이해하거나 정서를 공감하는 과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실제 다른 사람과 있어도 혼자 중얼중얼 외고 사람이 말하는 것에 반응을 제대로 안 하는 아이들을 관찰한 것입니다. 2세나 3세에 한글을 떼고, 영어와 한자를 능숙하게 읽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연구에서는 그렇게 글자를 떼고 어휘를 많이 아는 5세, 6세 이상 아이들에서 과잉행동이 나타났습니다.
일찍 혼자 읽게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초등 1학년이 되어 책에서 멀어지는 아이들이 많은데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글자를 다 깨쳤다고 혼자서 읽게 해서 그렇습니다. 원래 아이들은 말을 귀로 배우고 귀로 듣는 힘이 혼자 읽는 힘보다 2-3년은 앞서 갑니다. 글을 깨쳤어도 술술 읽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13세가 되어야 같은 수준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귀로 듣고 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책이라도 혼자 읽기에는 벅찹니다. 혼자 읽게 하면 재미가 덜한 쉬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야 책이 시시하고 재미가 없어지기 쉽지요.
이것은 모든 독서전문가가 말하는 상식입니다. 초등 3학년을 대상으로 읽어줄 때와 혼자 읽을 때 이해도의 차이를 조사했는데 읽어줄 때가 월등히 잘 이해했고 더 능동적으로 이야기에 반응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교사가 지문과 문제를 읽어주니 같은 문제를 풀지 못하는 아이들이 잘 풀었다는 관찰도 있습니다.
초보맘이 접하는 정보는 대부분 이런 것이라 짐작합니다. 어느 집 아이는 책을 하루에 50권 읽는다더라, 어느 집 아이는 영어를 줄줄 말한다더라, 어느 집 아이는 2백 쪽이 넘는 장편을 혼자서 읽는다더라…. 어느 부모라도 언제 우리 아이가 그렇게 되나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게요. 그 아이들 중에 일부는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과 눈을 맞추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성공한 사례만 자랑거리로 전파되고 실패한 사례는 부모의 개인적인 잘못으로 덮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쪽 정보만 듣지 말고 두루 정보를 구하시고, 또 아이의 성장을 길게 내다보며 올바른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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