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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조선의 마지막 황녀에 대해서 실화를 근거로 만든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고 덕혜옹주라는 황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인터넷으로 덕혜옹주에 대한 이야기를 이리저리 찾아보니
기구한 인생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와 이방자 여사와 찍은 이런저런 사진들을 보니
덕혜옹주의 얼굴 모습이 참으로...안타깝다.
사람의 얼굴이 인생을 말해준다고 하는데,
기구한 인생이었을지라도 이방자 여사처럼 웃는 상이 있는데~
덕혜옹주의 할머니상은...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직접 그 사진을 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듯.
곧 손예진이 덕혜옹주로 나오는 영화도 개봉한다고 하는데,
살짝 영화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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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프롤로그 두 여인
1부 그곳에 이름 없는 황녀가 살고 있었다
유령의 시간 ｜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가 ｜ 괴이한 소문 ｜ 비밀을 함께 나눈 이 ｜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 심연 ｜ 떠도는 자들 ｜ 인연 ｜ 그리운 사람들 ｜ 이름의 대가
2부 한겨울에 피는 꽃들
조선 유학생 ｜ 떨어지는 꽃잎처럼 ｜ 또 다른 죽음 ｜ 그림자 사나이 ｜ 누구도 원치 않았지만 ｜ 화선지 속에 감춘 것 ｜ 그날의 신부는
3부 말하라, 이 여자는 누구인가
불행한 만남 ｜ 해빙 ｜ 두려운 날들 ｜ 사라지는 자와 태어나는 자 ｜ 정혜 혹은 마사에 ｜ 악몽 ｜ 살아야 하는 이유 ｜ 흔들리는 시간들 ｜ 곁에 아무도 없다
4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요코와 사끼코 ｜ 꼭 한 번은 마주쳐야 했던 ｜ 탈출할 수 있을까 ｜ 해향에 얽힌 마음 ｜ 마지막 시도
에필로그_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해도 나는 조선의 황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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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덕혜는 스쳐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한강 철교를 지나갈 때는 눈도 떼지 않았다.
"이곳이 내 나라다. 내 몸속에 속속들이 박혀 있는 내 나라의 냄새다."
차창 밖으로 거친 풍경이 휙휙 지나갔다. 헐벗은 농부와 꽃샘바람에 흔들리는 어린 풀잎들, 아직 튼튼한 잎을 틔우지 못한 허약한 나무들... 덕혜는 그런 풍경을 마음속에 새기기라도 하듯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혼잣말처럼 조용조용 말하는 덕혜의 음성은 차분하고 나직했다. 그러나 그 차분함 속에는 억지로 눌러 참는 울음이 고여 있었다.
덕혜는 열차를 타고 가는 내내 양 귀인이 건넨 나비떨잠을 만지작거렸다.
"나 없으면 어머니는 어찌 사실꼬. 아바마마도 아니 계신 궁궐에서..."
덕혜의 눈자위가 촉촉해졌다. 눈물을 흘리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덕혜는 몹시 가슴이 아팠다.
"마마, 그래도 방학 때 나오셔서 뵐 수 있지 않겠사옵니까?"
"그런 날이 과연 오기는 하는 걸까?"
덕혜는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이 땅을 눈 감고도 떠올릴 수 있도록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132-133
덕혜는 여진히 말이 없었다. 하지만 몸을 빼지는 않았다. 다케유키는 덕혜를 안았던 손을 풀고 더 가까이 다가앉았다. 덕혜가 쥐고 있던 떨잠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조선의 장인들은 참 뛰어나오. 여인들 뒤꽂이 하나도 이리 섬세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니."
덕혜가 다케유키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리 섬세한 장신구는 처음 본다오. ... 꼭 당신 같구려."
"..."
덕혜의 눈동자에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아리따에 다완을 잘 만드는 조선 도공이 있다 하오. 아마도 그 다완에는 조선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묻어 있겠지. 언젠가 그것을 당신에게 사다주겠소."
"다완을요...?"
"조선의 향취가 묻어 있는 그릇에 차를 마시면 마음이 그만큼 평온해질 거요."
"..."
"사람의 마음을 억지로 살 수는 없소. 물길이 만나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야지. 기다리겠소. 당신이 마음을 열 때까지."
25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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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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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398/4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