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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아..읽은지 오래되어서...기억이 나지 않는다. =.=
우선 메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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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나는 민영이 알려준 그 식물의 이름을 생각해냈지. 텀블링플랜트. 건초를 공 모양으로 뭉쳐놓은 것처럼 생긴 그 식물은, 우리가 함께 지냈던 마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었어. 건조한 언덕을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다가 물을 만나면 잠시 뿌릴를 내리지. 충분히 물을 머금고 나면 다시 물을 만날 때까지 뿌리를 감추고 지내. 그런 의뭉스러운 외모를 하고서. 뜨거운 바람에 실려 천천히 움직이다가. 이따금 선인장 가시 따위에 걸려 생각지 않게 오래 머무르기도 하겠지. 어쩌면 나는 그때부터 머릿속으로 '텀플링플랜트' 라는 제목의 그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어.
56-57p
다만 요조와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걸 얘기해두고 싶어. 요조가 어떤 단어를 말하면 그 단어들이 묵은 의미를 벗고 완전히 뽀얗고 야들야들하게 새로 태어나곤 했지.
94p
나는 한 시인의 유고 산문집에 실려 있던 어느 문장을 생각해냈지. 그는 60년대에 단칸방에서 보내던 신혼을 이야기하 "사랑할 때 가난은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지만, 때로 가난은 사랑에 약이 된다." 고 써두었어. 나는 책장에서 그 책을 찾아 꺼냈지. 그건 내가 고등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서 가지고 나옹ㄴ 책이었어. 나는 그 문장을 찾기 시작했어.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다는 가난에 대한 처참한 묘사들을 계속 읽어나갔지. 하지만 막상 거기에 다다랐을 때, 나는익숙했던 그 문장에 갑자기 반항심을 느꼈어. 가난 속에서 사랑이커지는 것이아니라, 가난이 두텁고 볼품없는 고줄처럼 사랑을 제자리에 묶어둔다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야. 요조와 내가 그동안 헤어지지 않은 건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인 걸까. 민영이 내 방에서 지내는 게 그애가 가난하기 때문인걸까. 나는 따져 묻고 싶었어.
112-1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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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고아의 도시
물음표 모양으로 굽은 등
텀블링플랜트
론리 플래닛―서울 편
장마
다르게 쓰인 이야기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여자의 딸로 사는 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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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정지향 저 | 문학동네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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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437/4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