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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일본의 유명한 여성 작가 4명이 모여 만든 음식 치유 소설이다.
소설도 좋았지만, 나는 소설 중간 중간 들어간 삽화가 너무 맘에 든다.
일러스트 작가가 누구인지 적어놨어야하는데..그걸 못 적었다.
(도서관에 빌려 본 책이라...)
여하튼, 일본의 음식 치유 소설들을 이것저것 다 읽어보고 있는데,
읽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그런데 제목이 왜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이었지??
읽은지 세 달이 넘어서 그런지, 기억이 안난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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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신의 정원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가쿠타 미츠요
Basque, Spain
이유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이노우에 아레노
Piemonte, Italy
블레누아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모리 에토
Bretagne, France
알렌테주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에쿠니 가오리
Alentejo, Portu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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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신의 정원
요리를 먹으며 사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어딘지 모르게 평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평소 같으면 순식간에 클럽 안이 떠나갈 정도로 시끌벅적해지는데, 오늘은 어쩐지 분위기가 자꾸 가라앉는 느낌이다. 하지만 엄마가 안 계셔서 그러려니 하고 나름대로 해석했다. 엄마한테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그 자리를 환하게 밝혀주는 것 같은 느낌. 한여름의 해바라기 같은 분위기 말이다. 분위기는 흥겹지 않아도 음식이 담겼던 접시들은 점점 깨끗해지고 빈 차콜리 병들도 바닥에 계속 늘어섰다.
15-16p
여행지에서 현지 음식을 배우는 것도 즐거웠다. 태국의 시고 달고 매운 섬세한 맛. 주로 콩을 많이 쓰는 멕시코의 다양한 요리들. 통째로 거창하게 구운 양고기를 아라비아 빵에 끼워 만드는 모로코식 샌드위치. 인도의 수도 없이 다채로운 카레. 숙소 부엌에서 그런 음식을 만들어 나처럼 가난한 여행자들에게 먹여주기도 했고, 한번은 숙소 주인 가족을 대접했더니 숙박비를 깎아 준 적도 있었다. 그렇게 여럿이서 함께 먹고 있을 때면 꿈결처럼 어린 시절의 광경이 떠오르곤 했다.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커다란 공원이 있고, 그 공원 한쪽에 바비큐 코너가 있었다. 여름이 되면 아버지의 휴무일에 가족이 함께 그 공원에 가서 바비큐를 해 먹곤 했다. 예약이 꽉 차서 클럽을 쓰지 못할 때 거기서 모인 적도 있다.
아이들은 잔디 위에서 뛰어놀고, 그 사이에 어른들은 술을 마시며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식사 준비를 했다. 한참을 뛰어 놀다 지칠 무렵이 되면 고기와 채소가 불에 익는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먹으러 오라고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면 다 함께 테이블에 앞에 앉았다. 누군가 병째로 들고 온 앤초비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잘 익은 고기를 한입 가득 베어 물곤 했다. 높은 하늘은 팽팽하게 당겨진 커다란 이불처럼 끝도 없이 파란데 거기에다 그림이라도 그리듯이 종달새들이 지저귀며 이리저리 날아다니곤 했다.
갑자기 떠오르는 그 광경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난 가끔 흠칫 놀라곤 했다. 그런 기억들이 희미해지고 돌이켜 생각하기 싫은 것으로 변했다고 믿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낯설게 느껴지는 향신료 냄새들을 맡으면서, 먹어본 적이 없는 콩을 삶으면서, 덩어리째 사온 검붉은 양고기를 자르면서, 불현듯 떠오르는 그런 광경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져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33-34p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들은 호세는 눈물을 흘렸다. 어쩌면 그토록 멋지고 훌륭한 일을 할 수가 있느냐면서. 신의 모자란 부분을 메우는 일이잖아. 난 도저히 그런 일은 못할 것 같은데. 당신은 신에게 선택된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흘린 호세는 정원 설계 일을 하고 있다. 그것도 훌륭하고 멋진 일이 아니냐고 내가 말하자 세상에는 굳이 신의 선택을 받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많다고 진지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47p
블레누아
“어디서든 자라고, 가만히 두어도 줄기차게 뻗어가지. 이렇게 씩씩한 작물이 또 어디 있으려고.”
그 말대로 정말 믿음직스러운 광경이었다. 일반적인 밀의 이삭이 바람을 타고 그리는 우아한 파도와도 같은 그 질서정연한 아름다움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뭇잎 하나하나가 제멋대로 햇볕을 쬐고 마음대로 바람에 따라 흔들흔들 춤추고 있었다. 그 분방한 약동에 생명의 힘이 가득 차 있고, 햇살과도 같은 빛의 가루를 숨 막힐 것처럼 발산하고 있었다. 마치 손만 뻗으면 그대로 전해지는 후끈한 열기 같았다.
152-1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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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에쿠니 가오리,가쿠타 미츠요,이노우에 아레노,모리 에토 공저/임희선 역 | 시드페이퍼(seed paper) | 201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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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380/4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