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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일본 만화인데, 누군가 블로그에 후기를 올려놓은 것을 보고
풍경화 같은 만화 그림이 너무 이뻐서, 덜컥 세트(5권)를 샀다.
그림도 좋지만, 중간중간 생각하게 만드는 말들이 나와서,
잔잔하게 내 마음을 울리는 만화책이다.
남자들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 있겠다.
이쁜 그림 좋아하는 여성분들에게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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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 매미 울음소리 그칠무렵
2권 : 한낮에 뜬 달
3권 : 햇살이 비치는 언덕길
4권 : 돌아갈 수 없는 두 사람
5권 : 남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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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햇살이 비치는 언덕길
알고 있어도 어쩔 도리가 없었겠지.
그런 일은 제법 많으니까...
125p
돌아갈 수 없는 두 사람
히말라야의 두루미
그 깊고 청명한 하늘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는 점 같은 것을 봤는데
그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거야.
두루미였어.
대규모의 두루미떼였는데, 처음에는 환각인줄 알았어.
그러면서도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
그 순간 아까 말한 셰르파 친구의 말이 새악났어.
"두루미가 날아갈 때는 좋은 날씨가 계속된다."
기회는 지금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죽을 힘을 다해 하산하기 시작했어.
도중에 또 날씨가 나빠지면 진짜 죽는 거였지.
하지만 그때는 망설이지 않았어.
그리고 체력이 완전히 바닥나려던 순간 구조대와 만났어.
구조대 선두에 있던 건 그 셰르파 친구였어.
이 빠진 입을 히죽 벌리고 웃으며 "내 말이 맞지?" 하더라.
...
"두루미가 날아갈 때는 좋은 날씨가 계속된다. 두 사람이 살아 있으면 분명히 하산할 거다.
왜냐하면 하마다는 틀림없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저 두루미를 보고 있을테니까."
97-99p
남빛
뭐 솔직히 힘든 때도 있었어.
갑자기 다리가 잘리고 축구를 할 수 없게 된 내 기분을 니들이 알겠냐, 뭐 그런 심정이었지.
하지만 모르는 게 당연하잖아. 아무도 다리를 잘려본 적이 없는데.
나 얼마 전에 기운 없을 때 있었잖아? 그 때 스포츠 맥스 점장님이 그러더라.
그러는 나도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나 팔을 잃은 사람의 기분은 모르지 않냐고.
그 아저씨, 에베레스트에 오르다가 동상으로 양쪽 발가락을 여섯 개나 잃은 적이 있대.
...
그 아저씨 그렇게 보여도 예전엔 꽤나 진자하게 등산을 했었나봐.
검색해보니까 이름도 나오더라고.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이라 그런지 그대로 가슴에 와닿아서
다른 사람의 기분은 그렇게 간단히 알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달까...
입장이 바뀌면 나 또한 마찬가지구나 싶더라.
그래서 더 이상은 일어나버린 일에 대해 비뚤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89-90p
사탕
곁에서 지켜보는 것과 당사자가 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더군요.
암이 의심되고부터는 왠지 가족과도 거리가 생기는 것만 같아서...
물론 제가 멋대로 그렇게 느낀 거지만요. 병에 걸렸다는 것만으로...
사는 세계가 달라져버린 것만 같은...
환자가 된다는 건 이런 거구나. 하고 처음으로 깨달았어요.
조금이라도 환자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차피 남 일이었던 거예요.
오만했어요.
남 일이면 어떻노. 간병하는 사람이 환자랑 같이 지쳐버리면 곤란해지는 건 환자 아이가.
어차피 대신 아파줄 수도, 죽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눈앞에서 누가 벌렁 넘어지면, 사람이면 누구나 "보소~ 괜찮아요~" 하고 그리 물어볼 기라.
자네들 일도 그거랑 같은 이치아이겠나?
같은 이치...
오사카 아지매들이라면 "사탕 있는데 이거라도 좀 먹어보실라예" 하고
뜬금없는 말을 걸어올지도 모르제.
사탕을요...
그런데 그래 봬도 그기 꽤나 도움이 된다.
먹고 병이 나을 리는 없지만 사탕이라도 먹으면서 한숨 돌려볼까 하게 되는 기라.
...
니노미야 씨 무척 행복해 보여요.
고후쿠지에 있는 벚꽃을 보러 갔을 때였제.
거기 땡중이 한심스럽긴 해도 나무 관리만큼은 제대로 했더군.보소, 얼마나 근사한 나무인지.
이 무렵엔 아지매도 이미 저가 얼마 남지 않았떤 걸 알고 있었던 기라.
입원하고 나서도 이 벚꽃 얘기를 자주 했었따 아이가.
그떄 그 벚꽃 억수로 예뻤는데 말이야. 라꼬.
머지않아 죽을 걸 안다고 해도, 벚꽃이 예쁜 건 예쁜 거제.
예쁜 걸 있는 그대로 예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 고마운 일인기라.
지칠 땐 사탕이라 이건가.
...
벚꽃은 무리겠지만
지친 누군가에게 사탕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면 좋겠어.
185-1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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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글,그림 | 애니북스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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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386/4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