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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열린다 성경 시리즈 중 하나.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부분을
저자는 이스라엘 절기와 엮어 그 뒷 배경을 설명해준다.
마치 우리나라 24절기가 있는 것처럼...
이스라엘의 고유 절기를 재미나게 설명해준다.
성경 통독을 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은 책으로 강추하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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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하얀 수건, 유월절에 '빈 방' 있음
성서시대에 예루살렘 주민들은 전국에서 몰려오는 순례자들을 위해 객실을 내주어야 했다. 이때 객실료 명목으로 돈을 받게 되면 산헤드린에 즉시 고발되었다. 객실료는 돈이 아닌 순례자들이 가져온 그릇, 모피, 유월절 양의 가죽 등으로 대신했다. 집집마다 객실이 있었는데, 이 객실에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는 표시로 집 앞에 하얀 수건을 걸어 두었다. 더 이상 공간이 없다면 하얀 수건을 거두어 들였다.
유월절 객실을 준비하러 성 안으로 들어간 베드로와 요한도 아마 하얀 수건이 걸린 예루살렘의 집들을 목격했을 것이다.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가서 우리를 위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여 우리로 먹게 하라" (눅 22:8)
70p
유월절과 최후의 만찬
기독교 성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 이 아닐까 싶다. '최후의 만찬'으로 불리는 식사는 유월절 저녁에 해가 지면서부터 시작해 자정 무렵에야 끝나는 유월절 저녁 식사를 말한다. 이 식사를 히브리어로 '쎄데르'라고 부른다.
...
지금도 유월절이 되면 예수님 당시의 유월절 쎄데르가 집집마다 행해지는 이스라엘에 살면서 나는 수많은 기독교 성화들의 오류들을 발견했다. 많은 기독교 성화들은 유대인들의 문화와 풍습에 문외한인 유럽의 문화와 자신의 예술적 상상력의 프리즘을 통해 투영해 그린 것들이다. '제 눈에 안경' 이란 말이 있듯이, 잘못된 안경 그리고 잘못된 프리즘으로 사물을 투영할 경우, 그 실체가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75p
최후의 만찬과 사랑방?
최후의 만찬이 벌어진 마가의 다락방은 어떤 용도로 사용된 곳일까? 성서시대의 집들은 '카탈루마'로 불리는 손님방이 따로 있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손님들이 머무는 '사랑방' 쯤 될 것이다. 이 카탈루마가 누가복음에는 '여관'으로 번역되어 있다.
"첫 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위였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 (눅 2:7)
'여관'을 흔히 여인숙이나 모텔쯤으로 해석하는데, 이것 역시 성서시대 집들이 갖추고 있는 손님방일 뿐이다. 카탈루마는 모텔이나 호텔처럼 영업을 목적으로 손님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곳이 결코 아니다.
마가복음에도 동일한 헬라어 단어인 '카탈루마'가 나오는데 여기서는 '객실'로 번역되어 있다. 동일한 단어가 한 곳에서는 '여관'으로, 다른 곳에서는 '객실'로 번역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부분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우리말 성경은 번역의 '일관성 작업'을 진지하게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 손님방을 의미하는 카탈루마의 의미를 볼 때, '객실'로 번역하는 것이 성서시대 문화에 맞는 적절한 번역이 될 것이다.
"어디든지 그가 들어가는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의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음식을 먹을 나의 객실이 어디 있느냐 하시더라 하라" (막 14:14)
76p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오류
첫째, 테이블의 모양이 잘못되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처럼 사각형의 테이블이 아니라, 한글 자음의 'ㄷ'자 모양의 3면 테이블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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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테이블에 앉는 좌석 배치가 잘못되었다. 3면 테이블에는 상석과 말석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상석은 왼쪽 날개 부분이고, 말석은 오른쪽 날개 ㅜ분이다. 최후의 만찬 테이블에서 상석은 당연히 그 식탁의 주빈이었던 예수님의 몫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좌석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처럼 가운데가 아니라 왼쪽 날개의 중앙에 있어야 한다.
셋째, 테이블에 앉는 자세가 잘못되었다. 신약시대 유대인들은 유월절 쎄데르 식사를 바닥에 앉은 자세에서 비스듬히 누워서 먹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처럼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한 것이 아니다. ... 노예처럼 서서 식사하던 데서 점차 앉아서 식사하고 더 나아가 로마의 귀족처럼 왼쪽으로 비스듬히 기대어 식사를 하는 것으로 변천된 것이다. 당시 랍비 문헌은 유월절 식사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일 년 중 한 끼 식사, 즉 유월절 만찬만큼은 부자처럼 기대서 먹어야 한다."
기대서 식사를 할 때 머리는 테이블 쪽을 향하고 발은 뒤에 있는 벽을 향하게 된다. 이러한 식사 자세를 염두에 둘 때, 식탁에 있는 예수의 발을 눈물로 적시고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은 여인의 이야기도 새롭게 와 닿을 것이다.
"예수의 뒤로 그 발 곁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닦고 그 발에 입맞추고 향유를 부으니" (눅 7:38)
79-80p
최후의 만찬 포도주 두 번째 잔 : 과거를 기억하며
만찬에 참석한 사람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자녀가 네 가지 질문을 한다. 이것은 출애굽의 역사를 자녀에게 가르치라는 명령이 네 번 반복되기 때문이다. (출 12:26, 13:8,14, 신6:20)
"왜 이 밤에는 마짜를 먹는가?"
"왜 이 밤에는 쓴 나물을 먹는가?"
"왜 이 밤에는 쓴 나물을 소금물에 두 번 찍어서 먹는가?"
"왜 이 밤에는 비스듬히 누워서 식사를 하는가?"
예수님 당시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는 가장 연소자였던 요한이 이 질문들을 던졌을 것이다. 이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만찬의 인도자는 출애굽 사건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어서 포도주 두 번째 잔이 준비되고 열 가지 재앙을 낭송할 때마다 입에 머금은 포도주를 접시에 뱉어 낸다. 이후 남아 있는 포도주 잔을 마신다.
96p
신 포도주를 우슬초에 찍어 줌
사복음서 중 요한만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고통 받는 동안 로마 군병들이 신 포도주를 우슬초에 찍어서 예수님의 입에 댔다고 두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모습은 우슬초 묶음을 취해 어린 양의 피를 바른 사건을 연상시키지 않는가?
"우슬초 묶음을 가져다가 그릇에 담은 피에 적셔서 그 피를 문 인방과 좌우 설주에 뿌리고 아침까지 한 사람도 자기 집 문 밖에 나가지 말라" (출 12:22)
"거기 신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그릇이 있는지라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대니." (요 19:29)
유월절 네 잔의 포도주
유월절 만찬 동안 네 잔의 포도주를 마시다 보면 웬만한 사람은 취기가 오르게 된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유월절에 마시는 포도주를 네 배로 희석시킨다. 즉 한 잔의 포두주에 세 잔의 물을 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알코올 농도는 포도주 한 잔을 마시는 것과 같게 된다. 게다가 저녁 내내 유월절 예식과 함께 천천히 마시기 때문에 좀처럼 취하지 않는다.
잘못된 술 문화가 판치는 한국 사회에서 몇몇 성도들은 가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예수님의 기적을 예로 들면서, 포도주는 성경에서 음료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한 잔의 포도주를 네 배로 희석해서 저녁 내내 마시는 유대인의 포도주 문화는 술잔을 쉼없이 비워대며 '원샷'을 외치고,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폭탄주로 마시는 한국의 술 문화와 비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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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술 문화가 판치는 한국 사회에 사는 성도들은 포도주를 음료수처럼 마시지만 결코 '술 취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유대인들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겠다.
111P
과실을 맺지 않는 가지는 제거해 버린다?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요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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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시대 농부들은 땅바닥에 닿아 과실을 맺지 못하는 가지를 적절하게 처리해 주어야 했다. 이때 방법은 가지를 '들어 주어' 밑에 돌을 괴어 놓음으로써 과실을 잘 맺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반면 과실을 잘 맺는 가지는 잔가지를 쳐주는 전정작업을 통해 자잘한 포도 열매가 아니라 극상품의 포도 열매를 맺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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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성경에는 과실을 맺지 못하는 가지를 '제거해 버린다'고 번역되어 있는데, 이는 성서시대 포도 농사법을 알지 못한 데서 비롯된 잘못된 번역이다. 물론 영어 성경에도 'cut off' 또는 'take away'로 번역해 우리말 성경과 똑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여기서 '제거해 버린다' 는 말은 당연히 '들어 주신다'로 고쳐야 한다. 잔가지를 쳐주며 제거해 버리는 가지는 오히려 과실을 잘 맺는 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영어 성경과 우리말 성경은 이 부분에서 오역을 한 것일까? 이는 '제거해 버린다' 에 해당하는 헬라어 원어 속에 그 해답이 있다. 헬러어 '아이로'는 '제거해 버린다'와 '들어 주다'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말 '눈'이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사람 얼굴에 있는 '눈'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헬라어 '아이로'가 어떤 뜻을 갖느냐는 문맥을 통해서 구별할 수밖에 없는데, 성서시대 포도 농사법을 알지 못하면 요한복음 15장 2절 말씀은 단순히 '제거해 버린다'로 오역할 수 있다. 이것이 아무리 히브리어와 헬라어의 어휘 실력이 뛰어나도 성경 번역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번역상의 오류가 말씀을 전혀 다른 의미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데 있다. 땅바닥에 닿아 과실을 맺지 못하는 가지를 '제거해 버린다'고 해석하면 무시무시한 심판으로 이해되지만, '들어주신다'고 해석하면 연약한 우리들을 위로해 주는 놀라운 권면의 말씀이 되는 것이다.
112-116p
쉐마 이스라엘 : 유일신 하나님
'쉐마 이스라엘'로 불리는 다음의 기도문은 지금도 유대인들이 기도할 때 이마에 차는 '성구함'과 집에 들어가는 '문설주'에 적혀 있는 말씀이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신 5:4-9)
146p
신년과 생명책
탈무드에는 신년에 세 개의 책이 펼쳐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행실이 착한 의인을 위한 '생명책', 행실이 악한 악인을 위한 '죽음의 책',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지대에 속한 자를 위한 '중간책'이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있는 회색지대에 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신년과 대속죄일 사이의 10일 동안이 무척 중요하다. 신년과 대속죄일 사이의 10일은 히브리어로 '야밈 노라임', 즉 '경외의 날'로 불리는 데, 이때는 자신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될 수 있는 마지막 유예 기간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회개하면서 기도한다.
생명책에 대한 유대인들의 이런 사고는 시편 기자와 모세의 기도 속에서도 발견된다.
"그들을 생명책에서 지우사 의인들과 함께 기록되지 말게 하소서" (시 69:28)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 (출 32:32)
168-169p
초기 유대인 기독교인과 이방 기독교인들은 별 문제 없이 동화되어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기독교가 국교로 공인되는 4세기부터 기독교를 유대교로부터 철저하게 분리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그 예로 유대인이 지키던 안식일을 로마의 기독교인들이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바꾸고, 유대인의 최고 명절인 유월절과 같은 기간에 부활절이라는 교회의 절기를 만들어 지키기 시작했다.
사실 전 세계 '종교 전시장'이라 불리는 예루살렘에서는 분명한 진리관이 없으면 극심한 영적 혼란에 빠지기 쉽다. 예루살렘은 3대 종교의 공통된 성지이며, 이루 셀 수 없이 많으 ㄴ교단들이 저마다의 성지인 이곳에 저들만의 깃발을 꽂으려고 세력 다툼을 일삼기 때문이다. 진정 이것이 예수님이 육신의 몸을 입고 천하디 천한 이 땅에 성육신하신 뜻이었을까?
사탄의 역사는 분열로 나타난다고 하지만 기독교 역사상 최고의 분열은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의 분열이 아닐까 싶다. 이로써 기독교는 그 '유대적 뿌리'를 잃어버렸고, 유대교 또한 유대인으로 나신 '유대인의 왕' 예수님을 놓쳤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의 구속 역사를 위해 특별히 유대 민족을 택하셨지만, 이들을 통해 이방인을 포함한 온 인류를 구원할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하나님은 십자가 구속을 통해 유대인과 이방인이 한 성령 안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원을 가지셨다. 바울은 누구보다 이런 하나님의 계획을 잘 알았을 것이다.
"이는 그(예수님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우리 둘 (유대인과 이방인)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엡 2:18)
180-181p
명절 끝날은 어떤 날일까?
요한복음은 유대인의 절기를 따라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신 예수님의 기록을 충실하게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공관복음이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중 마지막 유월절에 있었떤 십자가 사건만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요한복음 저자의 특별한 의도가 담겼음을 알 수 있다. 절기에 따른 예루살렘 방문이기 때문에 요한복음 곳곳은 각각의 사건이 있었던 절기, 즉 시간적 배경에 대해 빠뜨리지 않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것들은 우리들이 무심코 놓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요한복음 저자는 예수님이 '생수의 강' 설교를 하신 날은 '명절 끝날' 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명절은 유월절과 함께 유대인들에게 또 다른 축을 차지하는 초막절을 가리킨다.
"유대인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운지라." (요 7:2)
유월절과 마찬가지로 7일간 지켜지던 초막절은 마지막 날, 즉 '명절 끝날' 성전에 있던 제사장의 뜰에서 독특한 행사를 가졌다. 번제단과 물두멍이 있는 제사장의 뜰은 직무를 맡은 제사장 외에는 들어갈 수 없는 거룩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초막절 행사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만큼은 예외였다.
218p
초막절 8일과 관제의 축제
밤새도록 여호와 앞에서 춤을 추고 새벽 닭이 울 때 즈음 '죄를 사해 주시는 하나님'께 찬양을 올리고 나면 초막절 8일, 즉 쉬미니 아쩨레트의 행사는 마무리가 된다. ㄱ렇게 밤샘 행사를 마치고 나면 어느덧 아침 태양이 떠오른다. 바로 그 시간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성전에 들어오셨독, 또 바로 그 시간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간음한 여인을 예수님께 끌고 왔다.
"아침에 다시 성전에 들어오시니 백성이 다 나아오는지라 앉으사 그들을 가르치시더니" (요 8:2)
아침에 성전에 들어오신 것을 보아 예수님은 '관제의 축제' 현장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간음한 여인을 잡아 온 바리새인과 서기관들 역시 '관제의 축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순례자들이 밤새 '죄를 사해 주시는 하나님' 을 목청껏 찬양하며 즐긱 때, 눈에 불을 켜고 간음한 여인을 찾아다녔다.
...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반격하셨다. 이것이 왜 궁지에 몰린 예수님의 '회심의 반격'일 수 있을까? 평소 같았으면 분명 누군가 여인을 돌로 쳤을 것이다. 그리고 군중심리를 좇아서 다른 무리가 합세했을 것이고 결국 여인은 빗발처럼 쏟아지는 돌 세례를 맞으며 비명에 횡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날, 그 순간만큼은 달랐다.
어느 누구도 감히 돌을 들어 여인을 칠 수 없는 엄숙하고 묘한 분위기가 아도했따.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죄를 사해 주시는 하나님'을 목청껏 찬양하며 노래를 부르지 않았던가! 아직도 그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목이 터져라 불러대 목이 완전히 잠기지 않았던가! 이런 상황에서 누가 감히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특히 '죄를 사해 주시는 하나님'을 선창한 노인들은 금세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결국 '노인부터 시작해' 젊은기까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꽁무니를 빼며 하나씩 떠나가게 된 것이다. 그 상황에서 아무리 화인 맞은 양심과 철면피의 소유자인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일지라도 함부로 돌을 들 수 없었던 것이다.
239p
실로암 연못엔 생수가 흐른다
빗물을 모으는 웅덩이에 불과하던 실로암이 연못으로 바뀌어 물이 흐르게 된 것도 히스기야 왕의 작품이다. ... 그는 성밖에 있던 예루살렘 동쪽의 기혼 샘에서 서쪽의 실로암 웅덩이까지 연결하는 500m가 넘는 긴 터널을 팠다. 이로써 성 밖에 있는 물 근원인 기혼 샘 물이 성안의 실로암 웅덩이로 흐르게 만든 것이다. 기혼 샘은 적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입구를 막음으로써, 아시리아가 즐겨 쓰던 장기간의 포위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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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기쁨의 명절인 초막절의 관제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우두커니 성전 남쪽의 정결탕에 앉아 있던 소경에게 실로암에 가서 눈을 씻으라고 하심으로 비록 늦었지만 초막절의 기쁨에 동참하게 하신 것이다. 무엇보다 메시아의 그림자인 히스기야의 손길이 강력하게 묻어나는 실로암 연못에 소경을 보냄으로 참된 메시아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웅변적으로 드러내신 것이다.
256-257p
감람산, 부활과 생명의 산
감람산 위에 있는 샘인 엔 세메스, 바로 그곳에서 마르다는 예수님을 기다렸고, 그곳에서 오라버니가 죽고 나서 한참 후에 오신 예수님을 향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예수님은 마르다의 불평하는 입을 막으며 놀라운 선포를 하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요 11:25-26)
예수님이 부활이요 생명으로 자신을 선포하신 '시간'은 수전절이 지난 며칠 후였고, '장소'는 감람산 위에서 이루어졌다. 예수님은 왜 감람산 위에서 놀라운 선포를 하신 걸까? ... 예수님이 서 계신 감람산은 '부활과 생명'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마르다가 예수께 여쫘오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요11:21)
유대인들에게 예루살렘 동쪽에 있는 감람산은 죽은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상징하는 산이다. 이러한 유대인들의 사고는 선지자 스가랴의 예언을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그날에 그의 발이 예루살렘 앞 곧 동쪽 감람산에 서실 것이요..." (슥 14:4)
메시아가 오시면 그의 발이 예수살렘 동쪽에 있는 감람산 위에 서리라는 스가랴의 예언은 부활과 생명을 상징하는 감람삼에 대한 유대인들의 오래된 믿음에서 나온 표현이다.
지금도 감람산 비탈에는 죽은 후의 부활을 소망하는 수많은 주검들이 묻혀 있다. 감람산 비탈을 가득 메운 이 무덤들은 감람산에 대한 유대인의 뿌리 깊은 믿음을 증거한다. 죽은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상징하는 감람산 위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부활이요 생명으로 선포하심으로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하신 것이다.
271-273p
에필로그 : 신앙의 뿌리를 찾아서
나는 '절기 이야기'를 읽은 독자에게 고민 한 가지를 던져 주고 싶다.
"과연 좋은 크리스천이 되려면 모든 '유대적인' 뿌리와 전통을 버려야 할까?"
여기서 '유대적인' 이란 '구약 성경에 언급되는' 이란 말과 같은 의미다. 유대인들은 신약성경을 인정하지 않고 구약성경만 인정한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은 구약성경을 뿌리로 한 신약성경을 함께 인정한다. 우리가 '유대적인' 이란 말로 '구약성경에 언급되는' 것들을 송두리째 부인한다면, 우리의 신앙은 일순간에 '공중에 붕 떠 있을' 수밖에 없다.
'성경'은 이스라엘 땅을 배경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써 내려간 유대적인 책이다. 하지만 이후에 펼쳐진 '교회사'는 이스라엘을 떠나 로마, 유럽, 영국, 미국 등을 거치며 이질적인 문화들이 덧입혀지면서 본래의 유대적인 뿌리가 많이 퇴색되었다.
그런 면에서 요사이 불고 있는 '백 투 예루살렘' 열풍은 우리로 하여금 신앙 본연의 뿌리로 돌아가도록 돕는 건강한 영적 흐름이라고 하겠다. '뿌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무척 성경적인 것이다. 구약성경의 첫 권인 '창세기'는 히브리어로 '처음' 이며, 신약성경의 첫 권인 '마태복음'은 메시아의 뿌리를 찾는 '족보'에서 시작하고 있다.
해외 입양아들은 자신의 뿌리인 부모를 만나기 위해 이역만리 고국을 찾곤 한다. 이것은 그가 성장하고 철이 들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부활절, 크리스마스 등 교회력에만 익숙한 우리들이 '유대적인' 절기에 관심을 갖는 것도 동일한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신앙이 그만큼 성숙하고 철이 들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증거다.
오늘날 이스라엘에 사는 많은 유대인들은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 소수에 불과하지만 우리들처럼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는 유대인들도 있다. 이스라엘을 여행하다가 간혼 이런 유대인들을 만나면 너무 반가운 나머지 짧은 영어로나마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이 있다.
"Are you Christian?"
그러면 유대인은 정색을 하며 이렇게 대답한다.
"No, I am not a Christian. I am a believer."
유대인들에게 '크리스천'이란 말은 모든 유대적인 뿌리를 부인하고 기독교인이 된 사람을 의미한다. 반면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believer'라는 말 속에서 찾는다. 이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지만 유대적인 절기를 지킨다.
할례자는 할례자로서 예수님을 믿고, 무할례자는 무할레자로서 예수님을 믿는 것이 성경적인 믿음의 원칙이다.
"할례자로서 부르심을 받은 자가 있느냐 무할례자가 되지 말며 무할례자로 부르심을 받은 자가 있느냐 할례를 받지 말라." (고전 7:18)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진리를 깨닫는 데 우리의 신앙 선배들은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했던 것 같다.
276-2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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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 성경 절기 이야기 : 성경의 비밀을 푸는 절기 이야기-열린다 성경04
류모세 저 | 두란노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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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356/4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