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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트위터에서 혜민스님이 강하게 추천해주길래,
의심의 여지 없이 사서 읽어보았는데...
사서 볼만한 책은 아니고,
도서관에서 심심할 때 빌려볼 만한 책이다.
한 개인의 넋두리 같은 이야기들...
아...간만에 책 사고 후회해본다. ㅡ.ㅡ
그래도 읽었으니, 메모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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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끝내 떠오르지 않는 그리움이 그리워
연애야 뭐,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안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지금 내가 혼자라 해도 예전에 안 해봤던 것도 아니고 앞으로 영 못할 거라 비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 상관없는데, 그건 좀... 부러웠던 거다. 그리움.
함께 있지 않을 때도 보고 싶다는 그리움.
이젠 만날 수 없는 상대일지라도 좋은 것을 보면,
좋은 음식을 먹을 때면, 좋은 곳에 갈 때면 떠오르는 그리움.
상대가 내 마음을 알든 모르든
일을 할 때도, TV를 볼 때도,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
새벽녘 잠에서 깨 창밖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얼굴.
그리움.
떠오르는 얼굴이 없다.
겨울이 오려나.
여자들은 눈이 내리면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되니까.
가사가 맞나?
옛 노래를 내 맘대로 흥얼거리며 창밖을 본다.
끝내 떠오르지 않는 그리움이, 그리워.
56p
엄마의 김치
"너는 애가 왜 이렇게 못됐니! 엄마가 하루 종일 고생해서 해놨으면 그냥 가져가서 맛있게 먹으면 좋잖아!"
"그러니까 엄마도 고생 안 하고, 나도 고생 안 하고, 엄마가 아무것도 안 하면 되잖아!"
결국 밥상머리 앞에서 엄마와 나는 큰소리로 다투기 시작했다.
그러다 엄마가 먼저 확 등을 돌리고 말을 멈췄다. 그리고 한참의 정적.
"엄마..."
나는 너무 속이 상했다.
"엄마, 나는 엄마가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나는 정말 다른 건 필요 없고, 엄마가 담가준 김치는 오래 오래 먹고 싶어."
그렇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나의 진심.
"그러니까 나 온다고 하루 종일 부엌에서 고생하지 말고, 차라리 나가서 운동도 하고 놀아. 그렇게 관리 잘해서, 오래 오래 살면서 오래 오래 김치 담가주면 안 돼?"
하지만 이 말은 하지 말 걸 그랬다.
"나중에 돈 주고 김치 사먹게 되면 내가 얼마나 슬프겠어!"
나는 결국
엄마를 울리고 말았다.
나는 그냥 결국
엄마가 해놓은 반찬을 모두 바리바리 싸들고 돌아와야 했다.
67-68p
나는 원래...
어쩌면 우리는 '포기'를 몰라서, 내가 모르는 수많은 즐거움 또한 놓치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나는 원래 저런 장르의 음악은 별로야. 나는 원래 만화는 안 봐. 저런 사람들은 원래 나랑 안 맞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자신의 취향과 성격, 심지어 자신의 인간관계와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원래'로 규정한 다음, 포기하지 않아서.
...
빨간 머리 앤은 이런 얘길 했다.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되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지네요!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거잖아요."
빨간 머리 앤처럼 초긍정 아가씨가 되긴 힘들겠지만,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린 너무 '원하는 답'만 찾아 헤매느라, 좌절도 쉽고 세상도 재미없다 말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더, 이 말이 마음에 남았다.
101-102p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_창비_2011)
121p
그리운 칭찬
"야!"
나는 결국 질러버렸다.
"그거 말고 칭찬, 칭찬은 없냐고!"
그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나 요즘 칭찬에 굶주려 있단 말이야!!!"
숨이 넘어가자 친구가 웃는다, 그것도 한참을.
"아무 말 안 하고 넘어간 원고도 많잖아. 그럼 그건 다 괜찮았다는 뜻이지.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 우리 사이에?"
나는 아주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응, 말해야 알아. 말해줘, 제발!"
결국 그날 친구는, 나의 노골적인 강요에 못 이긴, 서로 낯간지러울 만큼의 칭찬을 뱉어내고 나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따. 그리고 나는 몹시 흡족한 마음으로 다시 한글창과 마주했다. 다시 즐거워졌다. 나에 대한 믿음도 조금씩 다시 생겨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해내고 싶어졌다. 또, 칭찬받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그래서 더 미안해졌던 것 같다.
나의 창찬에도 목말라했을 내 과거의 사람들에게.
이제 좀, 헤픈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 미안한 마음, 과거의 그 빚을 다 갚기 위해서라도
나는 이제 헤픈 사람이 되고 싶다. 칭찬에 무척 헤픈 사람.
나도 이제 알게 됐으니까.
입에 발린 말조차도 누군가에겐 이렇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더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 또한 갖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도 이제 알게 됐으니까.
182-183p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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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
강세형 저 | 쌤앤파커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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