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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조정육의 세번쨰 그림 에세이.
아..역시 동양화 이야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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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미황사에 갔다. 비가 흠뻑 내렸던지 물기 머금은 달마산에서 싱싱함이 뚝뚝 떨어져내렸다. 달마산은 아직 목욕을 끝낸 듯 는개에 젖어 있었다. 는개는 하늘을 가린 우람한 나무 사이를 떠다니며 청정함을 뿌려주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치 속세의 찌든 때를 일시에 씻어내는 듯한 청량감. 나도 나무들만큼 풋풋해지는 것 같았다.
19p
텅 빈 데에 오묘한 것이 있다 - 여백 : 정선 <어한도>
우리가 강이라고 생각하는 중경의 넓은 화면에는 물감을 전혀 쓰지 않고 배 한 척을 그려 넣었따. 그런데도 이 그림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여백을 강이라고 생각한다. 강물을 그리지 않아도 강인 줄 안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비늘을 그리지 않아도, 이따금 파문을 일으키는 물고기의 몸짓을 표현하지 않아도 강인 줄을 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
아마추어 작가는 화면 위에 붓질을 더하는 것ㅇ르 고민하고, 프로 작가는 붓질을 덜어내는 것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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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내 인생이라는 화면에 몇 번의 붓질을 하고 있을까. 쓸데없이 혹은 습관적으로 불필요한 붓질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느 ㄴ것은 아닐까.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감추어져 있음으로 해서 더욱 조화로울 수 있는 화면에 자꾸 뭔가를 덧바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25p
마원 <산경춘행도>
47p
장애는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연다
사람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피할 수는 없지만 행복하게 사는 법을 선택할 수는 있다. 마마자국과 사시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예술가로, 정치가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택할 수는 있었다.
76p
꽉 막힌 네 귀퉁이의 숨통을 틔운다
나는 오늘도 김홍도의 <씨름>과 유숙의 <대쾌도>를 보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나의 마음밭은 네 귀퉁이가 전부 닫혀 있는가, 열려 있는가. 네 귀퉁이를 전부 채워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엿장수와 신발을 그려넣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는가, 없는가.
87P
행복은 오랜 지혜에 있다
중국화가 장조화(1904~86)의 <할아버지에게 신문 읽어주기>는 우리가 회복해야 할 '오래된 미래'의 또 다른 모습이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한테 어린 손녀딸이 신문을 읽어드리고 있다. 글자를 깨우친 지 얼마 안 된 손녀딸이 자랑스럽게 신문을 읽고 있다. 그런 손녀딸의 얼굴에서는 자신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이 묻어난다.
할아버지의 얼굴은 어떠한가. 할아버지는 지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신문을 읽어주는 손녀딸의 목소리를 들으며 흐뭇하게 웃고 있다. 손녀딸의 어깨 위에 올려놓은 손끝에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함께 얹혀 있다. 할아버지와 자식과 손자손녀가 함께 살고 있는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97p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백행음도>는 이태백이 걸으면서 시를 읇조리고 있는 모습이다. 군더더기 없이 간략한 선 몇 개로 대상의 본질에 육박해 들어가는 감필화의 매력이 충분히 살아 있는 작품이다. 술에 취해 물속의 달을 잡으려다 강물 속에서 생을 마감한 이태백. 그의 풍류와 낭만이, 평소 선비, 선승들과 교류하기를 즐겼던 풍류도인 양해의 붓끝에서 매우 실감나게 되살아난다.
131p
단순한 생활.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남.
무엇이든지 쓸모 있는 일을 할 기회.
그리고 조화롭게 살아갈 기회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 <조화로운 삶> 중에서
133p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단지 생활하고 소유하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느 ㄴ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짓는다.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중에서
140p
정말이지 로마에 와보지 않고서는 여기서 무엇을 배우게 되는가를 전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개념들을 돌이켜보면 마치 어릴 적에 신던 신발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괴테, <이탈리아 기행> 중에서
237p
우타가와 히로시게, <도카이도 53역참> 중 <감바라의 밤눈>
245p
제백석 <새우>
2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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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공부, 사람공부 : 옛 그림에서 인생의 오랜 해답을 얻다
조정육 저 | 앨리스 | 200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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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321/4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