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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이 책도 야쿠시마 섬이 나오는 책이다.
야쿠시마는 책의 앞 부분에 조금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ㅎㅎ
이 책은 도보 여행가로 유명한 김남희 씨가
일본길을 여행하면서 적은 에세이다.
왠지 한비야 씨와 비교하게 되는데,,,
한비야 님의 여행 에세이가 낫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그래도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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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그믐달은 없고, 천년의 삼나무를 껴안는 광풍 - 바쇼
14p
신들의 세계를 허락없이 기웃거리다, 야쿠시마
무엇보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한 채 야생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원시림이야말로 야쿠시마의 보석이다. 깊이 들어갈수록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에 압도되고 만다. 인간이 줄을 맞춰 단일 품종으로 심어놓은 단조롭고 삭막한 숲(내가 존경하는 환경운동가 신이치 선생님은 그런 곳을 숲이 아니라 나무 농장이라고 표현한다)에 비하면 이곳은 숲 자체가 살아서 숨 쉬는 것 같다. 높은 나뭇가지 어딘가에 날개를 단 정령이 앉아 있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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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나무를 바라본다. 가까이 귀를 대면 깊고 푸른 나무의 숨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이 나무가 살아온 수천 년의 시간을 생각해본다. 이 섬의 삼나무들은 느리게 자라난다. 다른 섬의 삼나무들이 30년이면 자랄 높이에 다다르기 위해 이 섬의 삼나무들은 300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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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존재와 존재 사이에는 거리가 필요하다고 몸으로 말한다. 햇빛과 바람이 넘나들 수 있는 그 거리가 결국 서로를 자유롭게 하며, 끝내 서로를 완전하게 하는 길임을, 나무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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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는 여러 면에서 제주를 생각나게 한다. 여기저기 보이는 귤나무와 야자수는 물론이고 바다와 산이 함께 어울린 모습이. 하지만 삼나무 숲만큼은 그 어느 곳의 숲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다. 제주의 비자림 역시 언제나 내 마음을 흔들지만 이렇게 깊고 넓지는 않다. 야쿠시마의 숲에서는 신들의 정원에 허락도 없이 들어선 것 같아 공연히 몸가짐이 조심스러워지고 입을 다물게 된다. 그 숲에서 몇 밤을 보내고나면 내 몸에서도 뿌리가 나오고 팔에서는 푸른 잎이 돋아날 것만 같다.
24-25p, 38p
얼마 동안은 꽃 위에 달이 걸린 밤이겠구나 - 부손
72p
문을 나서면 나도 길 떠나는 자, 가을 저물녘 - 부손
106p
가슴 속 번민과 질뭉르 길 위에 잠시 내려놓고 : 41번 류코지 ~ 74번 고야마지
료칸의 오카미상이 고기를 안 먹는 나를 위해서는 가리비와 곤약이 들어간 전골 요리를 준비해주셨다. 식당 가득 부글부글 국물 끓는 소리가 요란하다. 달콤한 밥 내음. 미닫이 문 바깥으로는 이미 어두워진 거리. 이따금 순례자들의 웃음소리 사이로 그릇에 부딪치는 나무젓가락 소리. 모두들 열심히 먹고 있다. 아아, 왠지 마음이 푸근해진다. 이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안심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는 모습.
228p
순례길은 끝나도 인생길은 계속된다 : 75번 젠쓰지 ~ 88번 오쿠보지
눈을 감지 않아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가을걷이가 끝난 빈 들판을 가로질러 새벽 등교를 하던 산골의 아이들. 추수 끝낸 농부의 여유로운 뒷모습도, 아침 햇살에 반짝이던 바다의 잔물결도, 자전거의 은륜을 굴리며 달려가는 시골 할머니들의 건강함도, 그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걷고 있던 내 몸에 가득한 생기도, 혼자 걷는 일의 미덕에 대해서도 새삼스레 깨달았다.
250p
시코쿠가 무대가 된 일본 도서 및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마쓰야마 도고 온천
나쓰메 소세키 소설 <도련님> - 마쓰야마
영화 <우동> - 다카마쓰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해변의 카프카> - 다카마쓰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다카마쓰 근교 아지초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태엽 감는 새> - 다카마쓰
영화 <봄의 눈> - 다카마쓰 리쓰린 공원
공포영화 <시코쿠> - 88개 절 역방향 순례가 등장
2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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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 규슈, 시코쿠
김남희 저 | 미래인 | 201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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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324/4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