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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앤셜리 ≪
이번엔 식당이 아닌 하숙집 안에서의 힐링 소설...
역시 힐링 소설은 읽고나면 여운이 남는다.
가족의 소중함, 함께하는 이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런데 책페이지가 중간에 잘못 묶이어 페이지 순서가 뒤죽박죽인 부분이 있다. 내용이 갑자기 뛰어 급 당황...
도서관 직원에게 말하고 반납한다는 것이 깜박하고 그냥 반납하고 말았다.
다음에 가면 꼭 얘기해두어야겠다. 다음에 빌려갈 사람이 헷갈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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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나는 언니의 변화에 놀라서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언니? 왜 그래?"
언니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입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고 어깨와 등도 가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언니? 언니? 왜 그래? 어디 아파? 나는 완전히 당황해서 바보처럼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언니는 크게 도리질을 하고 흐느끼며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어 하늘빛 단지를 두 손으로 세게 끌어안고 말했다.
"따뜻해. 이거..."
나한테도 만져 보라고 했다.
나는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언니가 들고 있는 단지에 손을 뻗었다. 분명 조금 따뜻했다. 아마 이제 막 태운 뼈를 넣은 탓에 단지가 조금 따뜻해졌던 것 같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서 우리 손이 얼어 있기도 했다. 그래서 따뜻하게 느꼈던 것이다.
"따뜻하지?"
언니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떡였다. 하지만 언니가 왜 우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빗소리가 톡, 툭 크게 울렸다. 언니는 단지를 품에 안고 흐느꼈다.
"... 아빠 손처럼 따뜻해."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빠 손을 잡았을 때..."
나는 아빠와 손을 잡아본 적이 없다.
아빠한테 얻어맞은 기억도 없거니와 아빠가 입힌 상처도 내게는 남아 있지 않다. 왼쪽 귀도 들리고, 아빠와 닮았다며 엄마가 싫어한 적도 없다. 나는 언니보다 훨씬 축복받은 딸이었다. 아빠와 손을 잡은 적이 없다는 사실 정도는 하찮은 일에 불과했다.
나는 줄곧 생각해왔다. 나한테 아빠의 기억은 없다. 하나도 없다. 하지만 슬픈 일이 아니다. 전혀 슬프지 않다.
그런데도 언니가 흐느끼는 모습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 빗소리가 세차게 울려오자 가슴께가 먹먹해졌다. 톡, 톡, 튕기는 듯한 소리. 그래, 불쾌했던 것은 빗소리가 아니라 흐느끼는 언니의 울음소리였다.
아빠, 아빠. 아빠.
빗소리에 섞인 부드럽고 어린 목소리.
지금도 나는 모르겠다. 왜 언니가 그처럼 울었는지. 언니는 아버지를 미워했는지, 그리워했는지.
모르겠다.
손바닥에 느낀 그 온기에는 대체 무엇이 포함되어 있던 걸까?
204-205p
이 주변에는 온천이 많아요. 그래서 시간이 나면 여기저기 가보고 있어요. 솔직히 여태껏 온천이 왜 좋은지 전혀 몰랐거든요. 그저 커다란 욕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 알아요. 온천은 인생에서 누적된 피로를 흘려보내는 마법의 물이에요. 지금은 맥주보다 온천물이에요. 정말이에요. 그 문장에 이르러 오사다 씨가 실종되기 전 즈음에서 술 냄새를 풍겼던 기억이 났다. 물론 아침부터 마시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전날 밤의 술기운이 남은 날이 자주 있었다. 원래 술을 도피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그 시기에는 좀 지나쳤던 감이 있다.
맥주보다 온천이에요. 슈코 씨. 그 문장에 당장 되받아친다. 댁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진 않은데요. 하지만 오사다 씨는 기죽지 않는다. 시간 되면 슈코 씨도 온천욕 하러 와요. 눈 오는 날의 노천 온천은 그야말로 신선놀음이에요. 슈코 씨한테는 그런 힐링이 필요해요! 그 문장들이 너무 천진난만해서 그만 코웃음이 나오려고 한다. 하긴 힐링이 필요한 듯하다. 하지만 오사다 씨, 그게 필요하게끔 만든 원인 중 하나는 댁인데 말이죠. 오사다 씨, 그거 정말 알긴 해요?
250p
“저는 오랫동안 혼자 지냈습니다. 아니, 지금은 하치라는 애견이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사람은 저 하나입니다. 그런데 다마요 하우스에 오게 되면서 딸 또래의 아가씨들과 지내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상당히 요란스럽고, 아니 왁자지껄해졌습니다.”
도모미 씨의 목소리가 즐겁게 울린다. 조금 웃음을 머금은 듯한 온화한 목소리.
“그들이 집에 있으면 수시로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고함 소리일 때도 있고 우당탕 복도를 뛰어가는 소리일 때도 있지만 말이죠. 그 모든 게 몹시 기분 좋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하는 따뜻한 소리였습니다. 그리운 마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런 게 가족이 있는 생활이구나, 하고 말이죠. 어두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두운, 마음이…”
289-290p
나도 언젠가 도모미 씨와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바람이 세다.
옅고 파란 하늘은 피융피융 울고 있다. 봄바람이다.
다시 봄이 찾아왔다.
3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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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요 하숙집의 선물
오누마 노리코 저/김윤수 역 | 은행나무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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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366/483
